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즘에 너무 많은 SNS가 나오면서 이용자들도 성향을 기준으로 파편화되어 뿌려지는 경향이 있다.
즉, 예전에는 싸이월드 하나에 최소 10대와 20대가 모두 모였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엑스(구. 트위터), 밴드, 당근, 링크드인, 클럽하우스, 비리얼 등 수많은 채널들이 있다.
중복되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채널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에 이용자들이 파편화되어 뿌려진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2013년도에 오프라인 쇼핑센터의 마케팅 담당자(광고주)는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만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세는 인스타그램일 것으로 예측하여 인스타그램 채널 확장 운영을 제안했고, 그 광고주는 내게 ‘정말 인스타그램이 대세가 될까요?’라고 물었었다.
당시에만 해도 모든 기업들이 페이스북, 트위터에만 열광했었고, 인스타그램은 신규 채널이기에 꺼려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반응이 쎄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 페이스북의 경우 나이대가 점점 올라가고 있으며, 기업에서 면접볼 때 개인 페이스북을 찾아본다는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새로운 SNS가 젊은 세대에게 대체될 것이고, 그것이 인스타그램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해당 쇼핑몰의 특성 상 패션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인입이 필요했기에 더더욱 신규 채널로의 확장을 시도해야했던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예측은 이후에도 꽤 자주 맞아 떨어졌고, 광고대행사를 떠난 현재까지도 내게 광고주였던 분들이 계속 연락을 해오고 물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예측을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나는 어딘가 이동할 때 핸드폰을 잘 하지 않는다. 지나가면서 간판, 장식물, 사람들의 모습, 표정 등을 관찰한다.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관찰하기에는 약간 변태처럼 보일까봐 카페에서 관찰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들의 핸드폰까지 볼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보이는 경우가 아니고선 의도적으로 보고자 하진 않는다. 범죄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물론 SNS도 많이 본다.
실제로 요즘엔 틱톡으로 숏폼 콘텐츠의 트렌드를 파악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광고 소재로 이미지, 소재 형식, 카피, 컨셉 등을 파악하기도 한다.
다만 알고리즘의 신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내 취향’대로만 나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알고리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찰용 계정으로만 본다. 좋아요나 스크랩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 별도의 계정이 있고, 앱 추적 허용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안쓰는 핸드폰으로만 해당 채널들을 보기 때문에 개인 핸드폰의 정보와 섞일 가능성도 배제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라는 거대한 게임에서 벗어나 나만의 게임을 시작하고, 나만의 관점에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것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마케터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마켓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분야의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으로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원리는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샤워기 수전의 원리를 예를 들어보자. ‘어떻게 온수, 냉수 구분이 되고, 물의 양을 조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디서부터 물이 섞여서 나오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릴 때 수전의 원리에 대해 상상으로 톱니바퀴가 돌아가서 물구멍을 조금씩 열리지 않았을까? 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실제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따로 섞으면 바로 섞이지 않는 느낌이 있다. 그렇기에 좁은 입구로 인해 빠르게 섞이도록 하여 이질감 없는 온도조절이 되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알게 된 진실은 놀랍게도 자석을 통해 조정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자석에 대해서는 그냥 재밌는 도구 정도로만 생각했지, 우리의 일상 생활에 이렇게 가깝게 쓰였을 것이란 생각을 못했었다. 그리고 이 자석이 발전의 원리이기도 하여 더더욱 놀랍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전문적으로 그럼 자석을 통해 어떻게 발전을 하고, 어떻게 수전의 온도와 물 줄기를 미세 조정을 하는지는 알 필요는 없다. 다만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을 이용해 회전력을 만들고, 이를 통해 발전을 한다, 그리고 붙고 떨어지는 힘을 이용해 수전의 물의 양을 통제한다 정도만 이해하면 된다.
그렇게 나의 세계는 조금 더 넓어지는 것이고, 다른 비슷한 일이 있을 때도 연상지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직업과 연결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때 자석을 활용해 조금 더 재미있는 팝업을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문적 소양도 중요하고, 상식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는 눈도 넓혀야 한다. 그렇기에 그림이나 조형물과 같은 예술 작품을 보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한다. 솔직히 창의력은 기르기 힘들지만, 보는 눈은 기르기 쉽다. 많이 보고, 듣기만 하면 된다. 물론 거기에 감상 한 스푼을 얹으면 더더욱 체화 하기 쉬워진다.
그 그림과 조형물, 음악을 만든 배경 지식을 알면 좋지만, 몰라도 상관없다. 단지 그걸 보고 들으며,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나는 이런 느낌이 드는데 이런 생각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라고 말이다. 물론 그 이후에 궁금함이 못참을 정도로 커지면 찾아보는 것이다. 내 생각과 일치하는가, 아닌가를 말이다. 맞으면 좋고, 아니면 새로운 관점을 또 배우는 것이기에 무엇이든 좋다.
그렇게 자신만의 시각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변화를 읽으려면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고, 밖으로 걸어나가보자. 트렌드를 읽으려면 ‘내가 발을 디딘 진짜 세상’을 둘러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